피터 마톤 박사
(피터 마톤 박사)필자는 척추지압사 겸 운동생리학자로 일하고 있으며 지금부터 필자가 직접 겪은 '수면 이야기(경험담)'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필자는 방 벽에 걸려있던 십자가를 보면 마음이 안정되어 벽쪽 십자가 쪽으로 누워 자려고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하지만 매일 아침 눈을 뜨고 깨어보면 침대 가장자리에서 일어나거나 바닥에 떨어져 있기 일쑤였습니다. 본인은 절대 한 자세로 쭉 자지 못했습니다.
그 뒤에도 필자는 다른 사람들처럼 계속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을 이어왔고 필자의 주치의들도 옆으로 자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셨고, TV나 신문 광고를 보면 사람들이 옆으로 누워 자는 장면들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필자의 부모님께서는 옆으로 누워잘 때 필요한 특별한 베개도 사주셨어요.
그래서 필자는 별 생각 없이 계속 옆으로 누워 잤습니다. 통증이 생기기 전까지는 말이죠. 하지만 통증이 생긴 이후 무엇이 이 통증을 유발하는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고, 이 계기로 필자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게 됩니다.
그 이유를 생각하기 시작했던 날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 납니다. 그 뒤로 모든 것이 달라졌지요.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뭐든 지 단 번에 결심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죠.
특정 주제에 대한 사고방식, 즉 패러다임이 바뀌기 위해서는 그에 관한 인식을 확고하게 만드는 사건들이 여러 차례 일어나야 합니다. 이 글을 읽고 여러분들이 수면자세에 대해 좀 더 생각하게 되는 것도 그런 사건 중 하나가 될 수 있겠지요.
처음으로 (통증의) 이유를 생각하기 시작한 날
지난 2000년 영화 <와호장룡>을 보는데, 영화 속에서 두 배우가 밤새 '서로를 안고' 하룻밤을 보낸 뒤 방을 나오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카메라는 둘이 나온 방을 짧게 비춰주는데요.
두 배우가 자고 나온 화면 속 침상은 놀랍게도 몸을 뉘일 얇은 요와 머리에 베고 잘 푹신한 베개 대신 딱딱한 나무 한 토막이 전부였습니다.(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자세히 하겠습니다). '아이쿠, 진짜 불편하겠다. 하지만 영화 배경이 19세기니까, 그 때라면 저것 뿐이었을 테지.' 하고 생각했던 게 아직도 생생합니다.
필자는 생체역학, 다른 말로 하면 어떻게 우리 신체가 움직이고 기능하는지에 큰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본인은 아픈 곳이 없는 사람이라는 데 큰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어느 날 파티에서 과음한 뒤 집에 돌아와 침대에 옆으로 누워 TV 보다 잠든 뒤 통증이 생기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긴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일어난 뒤 필자는 팔을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잘못된 방식으로 팔에 온 몸의 무게를 싣고 자는 바람에 이른 오십견이 온 거지요. 그건 필자가 그때까지 살면서 겪어본 최악의 통증이었어요. 통증은 점점 어깨에서 목까지 점점 퍼져나갔습니다. 그리고 지난 몇 년 동안 아침에 일어나 어깨와 목에 틍증을 느꼈던 때를 생각을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술 때문이었을까? 수면 자세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베개 때문이었을까? 점점 정답을 향해 가고 있었지요. 필자는 지난 세월 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무언가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바로 수면 자세였지요.
침대와 베개가 신체역학에 미치는 영향
이제 앞에서 언급했던<와호장룡>의 영화장면과 필자의 잘못된 수면 자세에서 배운 두 가지를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날 침대는 사람의 체중을 고르게 흡수해 압력이 가해지는 지점을 줄여, 더욱 편안한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침대들은 당신이 옆으로 누워 자는 동안 당신의 몸을 지지해줍니다. 하지만 이렇게 설계된 침대가 없었던 19세기는 어땠을까요? 나무 한 토막과 얖은 수건 한 장만 가지고 옆으로 누워잘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런 환경에서 잘못된 자세로 잠을 자게되면 신체의 면적에 체중이 실리면서 압력이 가해지는 지점이 생기기 때문에 밤새 몸을 뒤척이게 됩니다. 딱딱한 바닥에서 푹 잘 수 있는 유일한 자세는 등을 바닥에 대로 정자세로 누워 자는 것입니다. 그러면 체중이 신체의 최대 면적에 분산되거든요. 영화 속 두 배우도 바로 그런 자세로 잠을 잔 것이고요.
옆으로 누워 2시간 짜리 영화 보기를 한번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몸을 뒤척이지 않고는 절대 견딜 수 없을 겁니다.(필자도 직접 시도해봤습니다) 옆으로 누워있을 수 있는 건 잠시 동안 뿐이고, 일정 시간을 지나면 압박을 받는 (몸의)부위가 저리거나 불편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당신이 밤새 뒤척이며 자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고통을 감지하는 뇌의 부위와 수면을 통제하는 뇌의 부위는 매우 가깝게 위치해 있습니다. 수면 중 신체에 고통이 느껴지면 뇌가 깨어나거나, 아니면 몸을 움직여 자세를 바꿔줍니다.(뒤척임)
하지만 이 반사반응은 술, 수면제, 진통제를 먹었거나 극단적으로 피곤한 날에는 제대로 작동하질 않습니다. 그런 날에는 비정상적인 자세(옆으로 눕거나 엎드려 누운 자세)로 계속 자게 되고 결국 근육 결림이나 인대 염좌가 생기게 됩니다.
자, 이건 하룻밤을 잘못된 자세로 잠을 잤을 때 이야기입니다. 이제 필자가 이 글을 쓰게 된 중요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필자가 이 글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한 사람의 건강과 행복은 그가 평소에 하는 행동과 습관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뼈의 구조
척추 지압사로서 필자는 사람의 신체 구조가 신체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굳게 믿습니다. 한 사람의 척추 구조는 신경체계의 작동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궁극적으로는 그 사람의 건강과 행복을 좌우합니다. 이 이야기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개념만 아주 기본적으로만 다루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10세부터 90세까지 수 천명의 환자들이 유행병이라도 앓듯 공통적으로 보이는 증상과 생체역학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유행병처럼 누구나 앓고 있는 증상은 바로 척추 퇴화입니다. 전문가들은관절염 이라고도 부릅니다.
필자는 관련 공부를 하면서 "왜 많은 환자들이 등과 목 통증 그리고 전신의 건강 문제로 이어지는 척추 퇴화를 앓고 있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되었으며 환자들의 패턴을 관찰하고 조직이 스트레스 선을 따라 재배치된다는"데이비스 법칙"에 필자의 생각을 적용해 보기도 했습니다.
걷거나 움직일 때 척추만곡을 적절히 유지하는 것은 체중을 골고루 분산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사람의 척추가 큰 스프링처럼 작용해,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척추 만곡에 문제가 생기면 척추 내 압력이 가해지는 지점이 생기고, 데이비스 법칙에서 말하는 대로 척추 만곡에 문제가 생긴 그 지점에 반흔 조직이 생겨납니다. 그러면 관절 움직임에 제한이 발생하고 결국 그 부위의 퇴화(관절염)가 오게 되는 것이죠.
문화가 변화하면서 현대인들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컴퓨터 앞에서, 운전석에서 그리고 휴대전화 화면을 보며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럴 때 우리는 머리를 앞으로 쑥 뺀 거북목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필자가 본 결과 보통 사람이라면 하루 여덟 시간은 거북목 자세로 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오랜 시간 거북목 자세를 취한 후, 경추의 만곡을 유지하려면 하루동안 유지했던 잘못된 자세를 상쇄할 바른 자세를 다시 취해줘야 합니다.
수면 자세의 중요성
한 자세로 여덟 시간을 지내는 또 다른 시간은 바로 수면을 취하는 밤입니다. 이 시간 동안에는 낮에 일하면서 혹은 휴대전화에 동영상이나 게임을 하면서 거북목을 취했던 자세를 다시 바른 자세로 돌려놓을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잠자는 시간 동안 우리의 몸은 스스로 치유하고 또 성장합니다. 수면은 낮 시간 동안 노출되었던 스트레스 요인을 상쇄하거나 표면화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러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목 아래 베개를 두고 정자세로 누워 자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머리가 아닌 목 아래 베개를 두어 경추를 받쳐줘야 합니다. 현재 필자는 바닥에 등을 대로 정자세로 누워 잘 수 있게 도와주는 베개의 디자인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머리가 아닌 목을 받쳐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머리를 받치거나 잘못된 베개를 사용해 잘못된 자세로 수면을 취한다면 비정상적인 척추 곡선이 더욱 고착화될 것입니다.
수면 자세에 대하여 환자들과 이야기할 때면 대부분 환자들은 ________ 자세에서 자기 시작해 _________ 자세로 일어난다고 말합니다. (빈 칸을 한 번 채워보시기 바랍니다). 앞서 살펴본 이유 때문에 이 환자분들은 밤새 뒤척입니다. 중립 자세로 누워 자지 않기 때문에 뇌가 통증을 감지하고, 자세를 바꾸도록 몸을 뒤척이게 만드는 것이지요.
옆으로 누워서 잘 때에는 아래의 두 가지 이유 때문에 통증이 생긴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 먼저 옆으로 누워서 자게 되면 정자세로 누워 잘 때보다 적은 면적에 체중이 분산됩니다.
- 두 번째로 옆으로 누워서 자면 척추에 비정상적인 횡력이 가해집니다.
중립 수면 자세란 무엇일까요
중립자세로 척추가 지지받는 상태에서 수면을 취한다면 자세를 바꾸지 않고 한 자세로 쭉 잘 수 있습니다. 중립자세란 체중이 신체의 최대 면적에 고르게 분산되어 척추만곡이 지탱을 받는 자세를 말합니다. 유일한 척추의 중립자세는 목 아래 베개를 두고 정자세로 누워 자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바닥에 등을 대고 정자세로 자기 시작할 수 있을까요?
처음 바닥에 등을 대고 정자세로 자기 시작한다면 아마 많이 불편할 것이고 초반에는 밤새 그 자세로 잘 수 없을 것입니다. 처음 운동을 하거나 새 활동을 시작했을 때처럼, 몸이 새로운 자세에 적응하기까지는 온 몸이 욱신욱신 아플 것입니다. 그렇다고 좌절하지도, 단번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도 마세요.
경험에 비춰보면 옆에서 누워 자던 사람이 정자세로 누워 자기까지는 약 3~4개월의 시간이 걸리고 엎드려 자는 습관을 가진 사람의 경우에는 더 긴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머콜라 박사의 코멘트:
(머콜라 박사 본인)필자는 오랜 세월 피터를 알고 지냈습니다. 그는 함께 있으면 늘 유쾌한 사람이지요. 필자는 수면 자세에 대한 피터의 이론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지난 몇 달 간 개인적으로 그의 이론을 실천하며 많은 효과를 보았습니다.
피터가 이야기하는 수면 자세가 (단 하나의)유일하게 올바른 자세라는 뜻은 아니지만 여러분께서도 각자에 맞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려해보고 또 시도해 보길 권장합니다.
그리고 도움이 될 세 가지 코멘트를 더하자면, 첫 번째, 수면성 무호흡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정자세로 누워 잘 경우 증상이 악화될 확률이 높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방법은 잠들기 전 종이 테이프로 입을 막아 어쩔 수 없이 코로 숨을 쉬고, 그로써 코를 골지 않게 만드는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두 번째는 잠자러 가기 전 침실의 모든 전기/전자 기기의 전원을 끄는(전기 차단) 것입니다. 이는 수면을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행동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하면 침실에서 발생하는 해로운 모든 전자장을 실질적으로 제거함으로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습니다.
잠을 자는 동안 전자장과 자기장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생성과 숙면에 방해를 받으므로, 이는 매우 중요한 조치라 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모든 전자 기기의 전기를 차단했을 때 침실의 전자장이 대낮보다 약1,000배 이상 약해지는 것을실제 헤르츠 전자장 및 자기장 측정기를 사용하여 비교 측정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해가 지면 모든 청색등을 꺼야 한다는 것을 잊지마세요. 가정의 조명뿐 아니라 사용하는 전자기기, 휴대전화, 태블릿, 컴퓨터, TV 에서 나오는 빛도 마찬가지로 차단하면 숙면을 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됩니다.